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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목해수욕장(부제 : 이등병의 눈물)

theking 2009. 3. 22. 01:27


이등병의 눈물 

당신이 자명종 소리에 단잔을 깰때
난 기상 나팔 소리에 선잠을 깨어야 했고

당신이 화장을 하고 얼굴을 들어낼때
난 시커먼 위장 크림으로 얼굴을 감춰야 했으며

당신이 빛깔좋은 청바지를 입고 맵시를 낼때
나는 땀에 찌른 전투복을 입고 맨땅을 기어야 했다.

당신이 카페에서 칵테일을 먹을때
나는 흐릇한 수통물을 마셔야 했고

당신이 나이트에서 춤추며 즐거워 할때
나는 가스실에서 숨막히는 고통을 참아야 했다.

당신이 노래방에서 즐겁게 노래 부를때
나는 철모쓰고 목터져라 군가를 불러야 했다

당신이 입맛없어 밥을 넘길때
나는 배고품에 짬통을 뒤져야 했고

당신이 저녁별을 보고 사색에 잠길때
나는 새벽별을 보고 경계근무에 나서야 했으며

당신이 핑크빛 하힐을 신고 거리를 다닐때
나는 흙 묻고 땀에젖은 전투화를 신고 행군을해야 했다

당신이 그 사람에게 대한 소중함을 느낄때
나는 부모님에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당신이 그 사람에게 사랑을 맹세할때
나는 조국에 목숨을 받칠것을 맹세해야 했으며

당신이 그 사람 품에 안길때
나는 차디찬 모포를 끌어 안으며 당신을 생각했다